#1. 2년 년 전 딱 이맘때 쯤 전 깊어가는 가을 미국의 한 골프장. 소위 오리들이 골프장을 거닐고 아무데서나 똥을 싸고 다니는 그런 동네 골프장 보다는 훨씬 나은 골프장을 라운딩하니 그린피는 1인당 40달러이다. 2인승의 전동카트를 타고 페어웨이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카트에 GPS가 설치돼 있어 볼과 그린과의 거리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니 캐디가 없어도 라운딩을 하는데 별 불편함이 없다.
#2. 지난 주 한국 경기도의 한 회원제 골프장으로 아주 최상급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골프장. 곤지암 국밥집에서 만나 식사를 간단히 해결한다. 주중인데도 8시대 라운딩을 하니 비회원은 15만원이다. 플레이어에게 전동카트를 태워주고 클럽도 가져다주며, 볼도 닦아주고 라이까지 봐주는 게 캐디가 하는 일이다. 미국에서의 골프와 한국에서의 골프를 서비스 면에서 보면 한국이 나아 보인다. 더 럭셔리한 클럽하우스와 그늘집, 그리고 캐디 서비스이다. 미국도 캐디를 쓰려면 쓸 수 있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용을 더 지불하고 캐디를 쓸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캐디를 사용안할 수는 없다. 양국에서의 골프를 비용 측면에서 보면 미국은 27홀을 라운딩 하는데 1인당 60달러가 채 들지 않는 반면 한국에서는 23만5천원으로 어림잡아 달러로 환산하면 200달러 이상 든 것이다. 결국 한국 골프가 미국 골프에 비해 3배 이상 비싼 셈이다. 이번 라운딩에서 미국에 사는 친구가 한국의 그린피가 비싼 줄은 알았지만 그 비싼 정도가 훨씬 심한 것 같다고 말을 한다. 미국의 국민 소득 즉 1인당 GDP는 4만5,000달러로서 한국의 2만달러의 2배에 달한다. 그러니 소득과 비교해서 그린피를 계산한다면 한국의 그린피는 미국 그린피의 6배에 달하는 셈이다. 미국이 소득이 높은데도 그린피가 한국 보다 싼 것은 미국의 골프장 수가 많아서 일 것이다. 인구가 3억1천만명인 미국에서 골프장 수는 7,600 여개에 이른다. 어림잡아 4,000명당 골프장이 1개이다. 그런데도 현재 한국의 골프장은 흑자는 커녕 부도직전에 몰린 골프장이 수십개라고 한다. 치지 못해 줄을 서는 일부 골프장을 빼면 사정이 좋지 않다. 미국은 골프장은 많은데 골프인구가 줄어들어 어려움이 많다.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착공하고 있는 골프장이 많아 앞으로 골프장 숫자는 더욱 늘 수밖에 없다. 부도를 맞은 골프장을 다시 산으로 되돌리는 일본 꼴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의 골프장도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시도를 해야 할 것 같다. 9홀을 추가하는데 18홀 요금의 절반 이상을 받으니 미국의 친구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골프장 측은 내장객이 줄어 장사가 안된다며 탓만 하지 말고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서비스를 하는 지도 좀 살펴보아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나라보다 싼 외국으로 골프를 치러 많이 가는데 그러한 사람들도 좀 붙드는 것은 물론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골프를 치러 올 수 있도록 요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신경을 써야 할 때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