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 분야에서는 골프존의 수준이 높다. “큰 회사이니 당연히 그렇겠지” 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골프존은 회사 규모가 작았던 때에도 광고를 잘했다. 

 

골프존은 약 14년 전 ‘리얼’을 발표, 대대적인 광고를 했다. 리얼은 종전 모델인 N형과 비교하면 그래픽에서 차이가 났다. N형은 필드에 있는 나무를 종이판에서 그려서 세워, 위에서 보면 입간판처럼 보였다. 반면 리얼은 위에서 봐도 나무 형태 였다. 많은 골퍼들은 N형뿐만 아니라 타 회사 스크린골프 제품도 리얼과 반대되는 개념인 페이크(Fake), 즉 가짜나 모조품인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리얼의 소비자 충성도가 높아 졌다. 

곧이어 ‘비전’이 나왔다. 바닥 센서를 천장에 달린 카메라형으로 바꾸자 편리함과 세련됨으로 인해 골퍼들의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번에는 골프존은 카메라 센서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상급자의 스크린골프’라고 광고를 했다. 그러니 종전 제품이나 다른 회사 제품은 졸지에 중하급자의 스크린골프가 된 셈. 뿐만아니라 비전을 치면 스스로 상급자가 되는 듯했다. 비전의 성공으로 경쟁 업체들은 무대에서 서서히 사라져 갔으며 골프존은 상장을 통해 그룹사가 됐다. 

골프존은 23년 7월 투비전NX를 발표했다. 음향과 키오스크 등도 개선했지만 무엇보다도 언리얼5 엔진을 탑재해 4K(울트라HD) 화면을 제공한 것이 요체였다. 종전 풀HD

보다 화질이 4배 정도 개선됐다. 

골프존은 투비전NX를 광고하면서 ‘뉴 익스피어런스’라고 했다. 앞선 기술의 과시보다 소비자가 실제로 얻을 수 있는 편익에 초점을 맞췄다.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투비

전NX가 설치된 매장을 찾아 나서는 골퍼들이 적지 않았다. 비전 이후 가장 성공적인 광고 전략으로 보인다. 

화질의 개선은 골퍼들이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친 공이 그린에 떨어져 구르면 핀과 얼마나 가까이 붙을지가 관심이다. 화면이 흐릿하면 조그마한 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스크린골프장 점주들은 화질이 좋지 않으면 프로젝터 화면 밝기를 더욱 높이게 되고 화면은 눈만 부실뿐 공은 더욱 찾기 어려워 진다. 화질이 개선되면 ‘눈이 빠지게’ 화면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새해는 지난 2, 3년 동안의 골프 호황 국면과는 다르게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스크린골프 분야의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경쟁사보다 우위에 서기 위한 광고 마케팅은 더욱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광고는 마케팅의 꽃이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도 쉽지 않아 장기간을 요한다. 하지만 광고를 하지 않으면 기업이 경쟁에서 이기기도 어려울 뿐만 아

니라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기업에게 광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골프존도 스크린골프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독보적인 1위 업체이지만 지금까지 쉬지 않고 

꾸준히 광고를 하고 있다. 

광고 마케팅을 하면서 거의 빠지지 않고 하는 실수가 있다. 기업이 광고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과 소비자가 원하는 편익의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세계 최초’

나 ‘원조’와 같은 말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보면 굳이 알 필요도 없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세계 100번째라도 세계 최초보다 개선된 제품이라면 선택을 한다. 광고 대상(타

겟)에 따른 목표 설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기업은 소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품을 개발, 생산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면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 즉 편익이 무엇인지를 

파악, 그것을 제공할 수 있는 점을 메시지로 알리는 것이 광고의 기본이다.